예전에 태안 혁신도시 쪽을 지나가다가 관제탑과 서킷이 있어서 호기심에 그냥 들어가 보려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입구에서부터 막혔다. 예약된 체험이 없으면 아예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는 곳이었다. 그게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였다. 이번에는 아이 체험 프로그램을 예약해서 제대로 다녀왔다. 주말 예약은 거의 다 마감이었는데, 우연히 취소된 자리가 하나 떠서 운 좋게 잡을 수 있었다. 그날 보고 느낀 걸 최대한 솔직하게 정리해 본다.
한 지붕에(왼쪽은 한국타이어, 오른쪽은 현대기아)
이 건물은 사실 현대차·기아 쪽과 한국타이어 테크노링(Technoring)이 지붕 하나로 붙어 있는 구조다. 정면에서 보면 오른쪽이 우리가 들어간 HMG 체험동이고, 왼쪽이 한국타이어 관련 건물이다. 한국타이어 쪽 건물 위로는 관제탑처럼 생긴 높은 타워도 보이는데, 이쪽은 이번에 들어가 볼 수 없었다. 아마 별도 시설이거나 일반 방문객에게는 열려 있지 않은 구역인 것 같다. 정확히는 확인하지 못했다.


1층 — 들어가자마자 전시된 차, 그리고 리셉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천장이 뻥 뚫린 큰 홀에 전시 차량들이 놓여 있다. GV60, EV3 GT 같은 차들이 조명 아래 세워져 있는데,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볼 수 있다. 그냥 눈으로만 보는 전시가 아니라 문 열고 들어가서 앉아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들어가서 왼쪽으로 가면 리셉션이 있다. 여기서 예약한 프로그램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생수와 음료가 놓여 있어서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다.

따로 마련된 공간에는 아이오닉 6 N이 단독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현대에서 요즘 밀고 있는 신형 모델 같았는데, 이 차도 문을 열고 들어가서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다.

1층 한쪽에는 고객 라운지가 있다. 소파와 큰 테이블이 놓여 있어서, 대기하거나 잠깐 쉬기 좋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5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실제 차와 똑같이 생긴 시트와 스티어링 휠을 갖추고 있어서 꽤 본격적으로 보였다. 현장에서 예약을 받아 진행하는 것 같았다.


2층 — 카페 겸 기념품샵
2층으로 올라가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커피와 음료는 물론이고 버거·샌드위치·라지플레이트·피자·파스타까지 파는 제법 본격적인 레스토랑이 있다. 태안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도 있었는데, 태안 감태를 넣은 오므라이스나 태안 오징어 먹물 리조또 같은 메뉴가 눈에 띄었다.


우리는 돈코츠라멘과 클럽샌드위치를 시켰다. 라멘은 진한 편이었고 클럽샌드위치도 무난하게 먹을 만했다. 음식이 나오면 알려주는 진동벨이 자동차 모양이었는데, 완료되면 헤드라이트가 깜박거리는 게 작지만 재밌는 디테일이었다.


같은 층에는 기념품 코너도 있다. 미니카, 차 열쇠고리, 컵, 의류 등 굿즈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창가 쪽에는 책이 놓인 라운지 공간도 있어서, 커피 한 잔 사서 앉아 쉴 수 있다. 2층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1층 전시 차량들이 한눈에 보이는 뷰포인트이기도 하다.


오늘의 메인 — 주니어 메이킹 클래스1
이번 방문의 목적은 사실 아이 체험이었다. 주니어 메이킹 클래스1는 꾸미기와 간단한 조립 활동으로 결과물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인데, 약 90분(워밍업 10분 + 조립·꾸미기 70분 + 정리 10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5~7세 정도의 미취학 아동을 권장 대상으로 한다. 타임당 인원이 12명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인기 시간대는 예약이 금방 찬다. 우리도 인접 주말은 거의 다 마감이었는데, 취소분이 하나 나와서 운 좋게 잡을 수 있었다. 비용은 1만원이었다. 주니어 메이킹 클래스2, 3도 있다. 이 클래스는 좀 더 큰 아이들 대상으로 진행한다. 주니어 메이킹 클래스1보다는 예약이 좀 여유로운 편이다.

이 프로그램이 좋았던 건 아이가 클래스를 받는 동안 부모는 2층 라운지에서 커피나 음식을 먹으며 쉴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는 강사님과 함께 안전하게 뭔가를 만들어 보는 경험을 하고, 부모는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쉴 수 있으니 서로한테 좋은 구조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아이 없이 어른들끼리 가도 구경할 게 충분히 많을 것 같다.
이것 말고도 체험이 꽤 다양하다(BUT 대부분 유료)
이 센터는 아이 체험 시설이 아니라 원래 자동차 문화 체험 공간이다. 예약 사이트를 둘러보니 프로그램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택시 드라이브 — 서킷 택시, N 드리프트 택시, 하이 스피드 레이스 택시, 오프로드 택시처럼 조수석에 타서 체험하는 프로그램
- 직접 운전하는 드라이빙 플레저 —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별로 베이직 드라이브부터 레벨 1~3까지, N 트랙 퍼포먼스나 N 드리프트처럼 실제 서킷에서 직접 몰아보는 프로그램
- 타스만 익스피리언스 / 타스만 인텐시브 — 기아 픽업트럭 타스만으로 자갈밭·진흙 같은 비포장 언덕 코스를 달리는 오프로드 체험. 인텐시브는 여기에 캠핑까지 붙은 1박 2일 코스
- HMG 시닉 드라이브 — 차를 빌려서 약 3시간 동안 태안·서산 주변을 직접 드라이빙하고 돌아오는 프로그램
- HMG 캠핑 익스피리언스 — 캠핑카를 빌려서 지정된 캠핑장에서 하루 자고 오는 코스. 비용은 12만원 정도였고, 인기가 많아서인지 우리가 본 날은 매진이었다
- 주니어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 오늘 다녀온 메이킹 클래스 외에도 주니어 코딩 교실이 있었다
- 그 밖에 센터 투어, SIM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시뮬레이터) 프로그램도 별도로 예약할 수 있었다
가격이나 정확한 예약 조건은 시기마다 바뀔 수 있어서, 관심 있는 프로그램은 예약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예약 페이지
예약 없이는 못 들어가서, 오히려 한적했다
처음에 적었듯 이곳은 예약된 체험이 없으면 문에서부터 막힌다. 불편하다면 불편할 수 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날 예약한 사람들만 있으니 내부가 북적이지 않고 꽤 한적하다. 전시 차량을 볼 때도, 2층에서 밥을 먹을 때도 줄을 서거나 사람에 치이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가을쯤에는 캠핑 익스피리언스도 예약해 보고 싶은데, 인기가 많아서 쉽지 않을 것 같다.
운영 정보 정리
- 위치: 충남 태안군 남면 기업도시로 1298 (한국타이어 테크노링과 같은 부지, 지붕이 이어진 옆 건물)
- 운영: 시즌제로 운영되며, 겨울철에는 휴장 기간이 있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다. 방문 전 예약 사이트에서 시즌 확인 필요
- 입장: 예약한 프로그램이 없으면 출입 불가. 도보 방문·구경 목적 입장은 안 된다
- 시설: 1층 전시 홀·리셉션·라운지·시뮬레이터, 2층 카페·레스토랑·기념품샵·라운지
- 키즈: 주니어 메이킹 클래스(약 90분, 5~7세 권장, 1만원), 주니어 코딩 교실 등
- 예약: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공식 예약 페이지
마무리
단순히 아이 체험 하나 하러 간 건데, 생각보다 볼거리도 많고 밥도 먹을 만해서 반나절이 훌쩍 지나갔다.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 없이 어른들끼리 가도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고, 아이가 있다면 부모도 같이 쉴 수 있는 구조라 더 만족스러웠다. 다만 예약이 관건이라, 주말이나 인기 프로그램은 미리미리 서둘러야 할 것 같다.